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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소식

학생 성장의 요람, 새로운 가치를 만드는 대학

[ ] 「책 읽는 제주대학교」12월 4주차

· 작성자 : 중앙도서관      ·작성일 : 2025-12-22 09:03:11      ·조회수 : 1,3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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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 마시고 즐기는 과학

핵산이 문제의 원인이다

다이어트 식품을 먹을 수 있는 유일한 시간은 스테이크가 익기를 기다리는 순간이다.

- 줄리아 차일드(Julia Child), 미국의 저명한 셰프 겸 작가

내 친한 친구인 아론 교수는 평소 맛집 탐방을 즐기고, 집에서도 맛있는 요리를 만들어 먹는 미식가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식습관 조절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바로 통풍 때문이다. 혈액 내 요산 수치가 너무 높아져 관절과 힘줄에 결석이 생기고, 이로 인해 심각한 염증이 생기는데 이 염증은 극심한 통증을 유발한다.

나는 아론에게 통풍을 피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물었다. 그는 퓨린(purine)의 농도가 높은 음식을 피해야 한다고 했다. 요산은 퓨린이 대사되면서 생기는 부산물인데, 체내 요산 수치가 높은 원인은 단순한 대사 과정뿐만 아니라 식습관과도 깊은 관련이 있다. 그렇다면 퓨린이 많이 함유된 음식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아론은 스테이크와 돼지 간, 콩팥 요리, 표고버섯, 캐비어, 맥주 등을 예로 들었다. 이런 음식들은 대부분 미식과 관련된 것들이 아닌가! 그러고 보니 중세 시대에는 통풍이 고위 관리들에게만 발병해서 '국왕병' 또는 '부자병'이라고 불렸다고 했는데, 그 이유가 이제 이해가 된다.

'고퓨린'은 평생 DNA와 RNA를 연구해 온 나에게 큰 흥미로 다가왔다. 왜냐하면 음식에 들어 있는 퓨린의 대부분이 DNA와 RNA의 두 가지 이중고리 염기인 아데닌(adenine)과 구아닌(guanine)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이 두 가지 퓨린은 대사 과정을 거쳐 잔틴(xanthine)과 하이포잔틴(hypoxanthine)으로 분해된 후, 요산으로 분해되어 최종적으로 소변으로 배출된다.

모든 자연식품은 생물에서 유래하기 때문에 DNA와 RNA, 퓨린을 포함하고 있다. 그렇다면 퓨린의 농도가 높은 음식이란 단순히 세포 수가 많은 음식이 아닐까? 나는 동료들과 의사들에게 물어보았지만 명확한 답변을 얻지 못했다. 학술 논문에서도 어떤 음식이 퓨린의 함량이 높은지, 낮은지만 나열되어 있을 뿐, 그 이유를 제대로 설명하지는 못했다.

계속된 연구 끝에 나는 내 가설이 맞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동물의 간이나 심장, 뇌와 같은 기관은 세포 밀도가 가장 높고 퓨린의 농도도 가장 높다. 반면, 우리가 먹는 달걀은 수정되지 않은 상태라 난자 세포가 1개뿐이기 때문에 퓨린 함량이 거의 없다. 같은 논리로 우유에는 세포가 없기 때문에 퓨린이 존재하지 않지만, 유산균을 첨가해 발효시켜 요구르트나 치즈가 되면 퓨린이 생긴다. 맥주 또한 발효 식품으로 효모에서 나오는 퓨린과 요산을 많이 포함하고 있다(맥주 속 알코올은 요산의 대사와 배출을 방해한다). 낫토는 콩을 고초균(bacillus subtilis)으로 발효시킨 식품으로 먹을 때 끈적끈적한 균까지 함께 섭취하기 때문에 퓨린 함량이 2배 이상 증가한다.

식물의 세포 밀도는 일반적으로 낮기 때문에 퓨린의 농도도 상대적으로 낮다. 그러나 식물의 생장점에서는 세포 분열이 활발하게 일어나므로 퓨린의 농도가 더 높다. 그래서인지 새싹이나 어린 잎의 퓨린의 농도가 성숙한 부분보다 2~3배 더 높았다. 반면, 과일은 주성분이 탄수화물과 셀룰로오스로 이루어져 있어서 세포 수가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에 퓨린의 농도가 높지 않다.

통풍 환자들은 표고버섯 이야기가 나오면 얼굴색이 변한다. 나는 표고버섯도 다른 버섯과 마찬가지로 단순한 균류(fungi)에 불과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이런 반응이 이상하게 느껴졌다. 직접 조사를 해 보니, 신선한 표고버섯의 퓨린의 농도는 다른 버섯들과 별 차이가 없었다. 하지만 말린 표고버섯은 수분이 빠지면서 퓨린의 농도가 10배 이상 급증했다. 일반 사람들은 이 높은 수치를 보고 겁을 먹을 게 뻔하지만 실제로 요리할 때는 말린 표고버섯을 물에 불려서 사용하기 때문에 퓨린의 농도는 다른 버섯들과 비슷해진다. 

유인원 이외의 동물들은 통풍에 걸리는 경우가 드물다. 그들은 대부분의 생물과 마찬가지로 요산 산화 효소(uricase)를 가지고 있어서 요산을 알란토인(allantoin)으로 분해한 후 배출할 수 있기 때문에 체내 요산 농도가 높지 않다. 유인원 역시 원래 요산 산화 효소를 만드는 유전자를 가지고 있었지만, 진화 과정에서 몇 차례 돌연변이가 일어나면서 이 유전자는 기능을 잃어버렸다. 그 결과, 요산 산화 효소가 없는 인간의 혈중 요산 농도는 유인원이 아닌 다른 포유류에 비해 50배 이상 높아졌다.

그렇다면 유인원은 왜 이렇게 진화했을까? 하나의 가설은 요산이 강력한 항산화제 역할을 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요산 농도가 높으면 혈관을 보호하고, 암 발병 가능성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또한, 진화 과정에서 요산 산화 효소를 잃어버리면서 또 다른 항산화제인 비타민 C를 생성하는 능력도 상실했기 때문에 식단을 통해서만 섭취할 수 있게 되어 체내 요산 농도를 높이면 비타민C 부족을 어느 정도 보완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가설은 완전한 동의를 얻지는 못했다. 체내 요산 농도가 높아지면 통풍뿐만 아니라 신장 결석, 고혈압, 당뇨병 등의 발병 위험도 함께 증가하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을 보면 '얻는 게 있으면 잃는 게 있다'라는 표현이 절로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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